San Francisco
벼룩이 나타났다. 본문
벼룩이 겨울이 아닌 봄에 나타났다. 그간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이녀석이 괴롭힌다.
머리가 근질거려 극적이는데 조금 이상하다.
"톡"
벼개를 유심히 살피는데 또 한녀석이 웅쿨이고 있다.
살짝 잡아서는 공개 처형을 하기로 했다. 그것도 화형식을..
일개 무심한 벼룩이 나를 괴롭히는구나.
차악, 성냥을 긋고 불로 응징을 했다.
조금 마음이 편안하다.
"히히"
그런데 한녀석이 아니었다. 벼개의 천을 잇댄 사이사이에 벼룩이 진을 치고 있다.
"죽어라! 벼룩아, 너희들을 너의 동료들에게 보내주마."
성냥을 긋고 불로 여기저기를 지저댄다.
타닥거리며 벼룩은 타서죽고 일부는 도망을 간다.
"이눔들, 게섯거라!"
다시 성냥을 긋고 졸졸이 쫓아간다.
안방의 이곳저곳을 잘도 도망간다.
너무 빠르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점점 신경질이 난다.
"이눔들 몽창 없애리라."
닥치는대로 이방 저방을 오가며 거사를 치르고 있다.
아이들 방까지 침투한 벼룩은 간도 크다.
"아이들 방까지 들어오다니 절대 용서할 수가 없다."
성냥이 동이나서 난 좀 더 큰 라이타로 일처리를 한다.
효과가 만점이다.
"이눔들!"
.
.
.
헌데 이상하다. 타는 냄새가 난다.
어이쿠야, 이방 저방에 불씨가 살더니 급기야 이불을 태우고 벽을 태우고 있다.
마구 정신줄 놓고 뛰어다니다 보니 불을 긋기만 했지 내집 타는 줄은 몰랐다.
불길을 잡을 수가 없어 난 집에서 겨우 도망쳐 나왔다.
겨우 내 목숨 하나 구했다. 너무 한심하고 바보스러워서 길거리에 털석 주저 않았다.
멍하니 생각한다.
"바보스러운 눔"
그런데 내 옷소매 끝자락에서 그눔의 벼룩한마리가 툭하고 뛰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