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 Franci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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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몰아치는 강물에 빠져 힘쓰지 못하고 떠내려간다.
그러나 그래도 해야할 일은 해야한다. 정신을 차리고 물살을 파악하고 주위를 살피고 손발짓을 해본다.
테니스를 치고 막 아파트를 들어서는데 한진택배 직원이 봉투를 들고 있다.
"어디를, 몇호에 가세요?"
"1203호요"
"제 집입니다. 최낙춘이라고 되어 있나요?"
봉투를 보니 집사람 이름이 보인다.
"만사천원입니다. 이민 가시나요?"
3월 30일 인터뷰를 하고 꼬박 12일째에 그린카드를 받게 되었다.
인터뷰가 언제가 될지 몰라 마냥 기다리며 보낸 시간이 1년이니 12일은 짧은 기간이다.
사장님께서는 최부장이 빨리 와야한다고 출장온 부사장님께 알아보라고 하셨단다.
최부장이 그린카드를 언제 받을 지 알아보고 받는 즉시 들어오라고 한다.
벌써 3년전, 강이사님과 인연을 맺을 때로부터 나는 강한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에서의 성공을 꿈꾸며 난 지금부터 다시 배우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그때 나이가 42이었으니 적은 나이는 아니었다.
한국에서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사람이라고 자부했고 늘 자신감이 있었다.
삼성에 몸담은 9년동안 해외 특허를 9건, 국내 특허를 45건이나 내는 왕성한 아이디어를 발휘했다.
그리고 3건의 해외 논문 발표를 통해 미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를 다녀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나이가 45!
또 다시 시작하고 계획을 세워야 하는 나이다.
하나님께서 2번째의 인생을 주셨다. 이전의 나는 자만과 방종을 서슴치 않는 사람이었다.
부활절이다.
옥합을 깨트려 향기를 내듯 비로소 내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