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 Francisco
오레오(Oreo) 본문
우리 집에 오레오가 산다.
깜장과 하양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과자 오레오를 닮은 고양이의 이름이 오레오다.
벌써 이 녀석과 동거를 한 지가 3년이 넘었다. 2019년 8월 초쯤 어미 고양이가 3마리의 새끼를 지붕이 없는 창고에서 낳았는데
어느 날 한 마리만 덩그러니 남고 이틀이 지나도록 어미가 돌아오지 않았었다.
두 아이들이 고양이가 창문 너머에서 들린다고 하더니 급기야 아빠에게 도움을 청했다.
" 아빠, 저기 보여? 고양이 새끼가 한 마리 있는데 계속 울어. 물이라도 갔다 줄까? "
무심히 그러라고 했는데 이번엔 계속 운다고 참치캔을 열어달라고 한다.
이제까지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어 고양이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으니 아이들이 하자는 데로 참치캔을 따 주었다.
그런데 아이들의 요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 아빠, 우리가 저 고양이를 구해줘야겠어. 동물구조센타에 갔다 주자. 아무래도 저 고양이는 어미로부터 버려진 것 같아. "
반바지에 슬리퍼를 끌고 큰 애와 창고로 갔다. 무거운 긴 상수도 관 안에 조그만 고양이가 숨어 있었다.
하필 상수도 관 끝이 기억 자로 꺽여있어 속 안을 볼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반대쪽을 들어 올려 고양이가 나오도록 했는데
작은 녀석이 벽에 붙어 내려오질 않았다.
" 큰애야, 손을 넣어서 고양이가 잡히나 봐라. "
손바닥만 한 고양이가 손에 잡히고 겨우 꺼내 놓으니 앙칼지게 운다.
" 아빠, 건강한데? "
집으로 올라와 작은 그릇에 물과 참치를 주고는 지켜보기로 했다. 그런데 테디란 녀석이 가만히 놔주질 않는다.
테디는 푸들계 강아지인데 시기와 질투가 장난 아니다. 고양이 앞을 서성이며 관심도 없이 주인만을 보고 꼬리를 치니 작은 고양이가 이리저리 치인다.
"아빠, 고양이 밥 사러 가자."
"고양이가 오줌을 안 싸"
"고양이를 일주일만 키우다 동물센터에 데려가자"
"아빠, 고양이 계속 키우면 안 돼? 동물센터에서 일주일이 지나서 입양이 안되면 안락사를 시킨데. 불쌍하다."
"엄마가 아빠가 좋다면 괜찮데, 아빠, 고양이 키우자, 응? 우리가 고양이하고 테디하고 잘 돌볼게."
"아빠, 고양이 이름을 짓자"
".... 음, 오레오라고 하자. 깜장과 하양이 섞인 고양이를 턱시도 고양이라고 하는데 오레오 과자하고 비슷하잖아"
성은 "오" 이름은 "레오"
그래서 우리 집에 레오가 산다. 오레오.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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