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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Francisco

첫 주일 예배 본문

이민 이야기

첫 주일 예배

테디레오아빠 2009. 5. 4. 03:46

벌써 시차에 적응한건 아니겠지? 어제는 밤 11시경에 잠이 들었다. 왜 그리도 잠이 쏟아지는지.

070 전화기를 가지고 왔더니 전화비 걱정하지 않고 집으로 통화할 수 있어 좋다. 인터넷만 있으면 어디든 통화가 가능하니 일반 전화기를 사용하는 것처럼 사용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다. 작년만해도 호텔 로비에서 10불짜리 전화카드를 구입해서 전화번호를 누루기 이전에도 상당한 숫자를 눌러야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인터넷이란 세상을 빠르게 하고 비용을 절감하게 한다. 어제는 한국이 일요일이었다. 여기 시간으로 5시 경에 걸었더니 예배 중이란다. 그래서 저녁을 먹고 와서는 다시 전화를 했다. 큰 아이가 대뜸 받는다. 정욱이는 어른이 된 나를 많이 닮았다. 어릴 적 나는 조용하고 수줍고 노는 일만 좋아 하는 맑은 아이였다. 어른이 된 나는 조금 달라져 있다. 조금은 날카롭고 점잖지만 호방하기도 하다. 그러나 약간은 반골 기질이 있어 비판적이고 의리를 중시한다. 정욱이는 지금 학교에서 담임 선생과 묵시적인 전투중이다. 담임 선생의 불합리하고 이기적인 지시를 따르지 않고 있다. 선생과 제자 사이에서의 싸움이 일방적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녀석은 조기자퇴까지 고려하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물론 자퇴는 6월 중에 있을 것이다. 나는 아빠로서 또한 개인적인 취향으로 정욱이의 태도를 지지하고 있다. 담임선생은 미술 선생으로 서른 중반의 노처녀이다. 대학원을 다닌단다. 그런데 개인적인 대학원 숙제를 아이들에게 시키고 있는데 만화그림을 색연필로 색칠하는 것이다. 그대신 미술 수능 시험은 A 를 준다고 한다. 이것부터가 잘못된 행동이었다. 교육감이 안다면 바로 사표를 내야 할게다. 학기 초 어느날 정욱이가 고민을 얘기했다. 담임 선생이 그림 색칠을 시켰는데 너무 잘했다고 하면서 미술반과 학급을 돌면서 자랑을 했단다. 이렇게 하는 거라면서. 그런데 그후에 정욱이에게 계속 색칠할 것으로 요구했단다. 그런데 너무 단순한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일이라 한번은 할 수 있는데 계속은 못하겠다고 한다. 미술반에 들어와서 선생님을 도와주면 수능시험은 A 를 주겠다면서, 너무 강요를 해서 고민이라고 한다. 나는 미술반에 들지는 않지만 네가 시간이 허락하면 돕겠다라고 융통성을 주문했다. 그런 중에 1달이 지났는데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다. 아이가 울면서 전화가 온 것이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수업이 끝나고 미술반에 가서 색칠을 도와주려고 했는데 같이 하던 미술반 아이들은 모두 도망가고 자기만 왔더란다. 그런데 그 선생이 다른 아이들은 어디를 갔냐고 아이에게 화를 내더란다. 그러더니 색칠한 종이를 보면서 겨우 이것밖에 하지 못했느냐고 신경질을 부리더란다. 큰 아이는 중간 고사가 1주일밖에 남아 있지 않아 고민을 하면서 그래도 도와주려고 왔는데 선생의 태도가 상식밖이라 화가났단다. 그래서 그만 두겠다고 했더니 화를 내면서 자기가 이제까지 지각해서 봐준 게 어딘데 네가 그럴 수 있느냐고 했단다. 사실 이부분에서 정욱이는 할 말이 많단다. 지각을 한 것은 사실이고 그 때에 쪼그려뛰기 벌을 친구들과 똑같이 했단다. 그것도 지각할 때마다. 지각이야 3-4번 정도 했단다. 결국 정욱이는 지난 일을 털어 놓으며 마음 고생한 얘기를 나와 엄마에게 털어 놓았다. 그림 숙제가 많을 때에는 부모 몰래 새벽 3시에 일어나 색칠을 하고 학교에 갔었던 얘기, 그림 숙제가 너무 많아 수업이 끝난 쉬는 시간에도 화장실을 급하게 갔다와서는 내내 숙제를 해야 했던 얘기등등. 녀석이 마음 고생을 혼자서 이겨내온 게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도 그 담임 선생은 큰 아이에게 눈길조차 주지않으면서 쌩쌩거리며 다닌단다. 선생이 맞나싶다. 그런데 아빠로서 걱정이 있다. 자존심이 남다른 큰 아이가 미국으로 이민을 오면 잘 생활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다. 그릇이 큰 녀석은 맞지만 너무 교만하지는 않을 지 걱정이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얼마되지 않아 큰 아이는 중간 고사를 봤고 중간 고사를 마치는 날 나는 한국을 떠나왔었다. 그런 정욱이는 씩씩했다. 큰 녀석과 작은 녀석이 번갈아 가며 전화를 받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엄마는 예배가 끝나고 돌아와서는 김영하자매와 차를 마시러 나갔단다. 마누라는 혼자 재미있나 보다. 그래 1달이면 그렇게 정을 나누기도 어려울게다. 11시경까지 예전에 사둔 영화를 보았다. 프랑스 영화인데 우리말로 번역하면 '아주 긴 약혼' 정도가 되겠다. 너무 재미가 없어 2배속으로 보다가 4배속 16배속으로 지나치며 보았다. 프랑스 영화는 조금 지루한 맛이 난다. 그들은 진지하거나 유쾌하지만 나는 그렇게 느끼지 못한다.

7시에 알람이 울리도록 지정해 두었다. 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30분을 침대에서 새우잠을 자고나서야 일어났다. 1부 예배가 8시 30분이니 서둘러야 했다. 급히 샤워를 하고 넥타이를 매고 구두를 신고는 시계를 보니 8시였다. 1층에는 아침 식사가 준비되어 있지만 시간이 촉박해서 커피 한잔과 시나몬 빵 하나를 들고 차에 올랐다. 프랜쉽 인은 한국 사람들을 위해 아침을 준비해 준다. 출장자들이 많고 한국 사람들의 식습관을 고려해서 한국 음식으로 아침을 준비해 준다. 교회를 가는 길은 늘 같은 길을 택한다. 엘까미노를 타고 가다 싼 토마스를 거쳐 스티븐스 크릭으로 갈아 타고 다시 배스컴 애버뉴를 타고 남쪽으로 향하면 오른편에 싼타클라라 연합감리교회가 나온다. 도착 시간을 보니 막 예배가 시작하기 직전이다. 서둘러 들어섰다.

"교회에 처음 오시나요?" 어느 여자분이 물어 보신다.

"아니요."

"이 교회 교인이세요?"

"네" 

아니오와 네를 두번 대답하고 예배당으로 들어 섰다. 출장이 있을 때마다 오긴 했어도 아는 분은 없고 1부 예배라 거의 나이드신 분들이다. 그래도 나는 조용한 이런 분위기도 좋다. 예배가 시작한다. 감사헌금을 준비할까하다가 가족이 모두 도착한 주일에 하기로 마음 먹고 주일헌금만 준비했다. 20불. 조금 많지만 아직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입례송이 울리고 목사님과 성가대가 들어 선다. 하얀 성가복이 경건해 보인다. 이성호목사님, 그대로 그 모습이다. 한결 마음이 가벼워 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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