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San Francisco

우리집 개, Teddy ! 본문

카테고리 없음

우리집 개, Teddy !

테디레오아빠 2024. 7. 7. 04:50

우리집 강아지 이름은 테디. 4주차에 데리고 왔는데 마치 곰인형, Teddy Bear 처럼 생겨서 붙인 이름이다. 갈색털에 눈과 코 그리고 발바닥이 까만 푸들인데 처음 만난 우리에게도 꼬리를 흔들며 손을 핥고 데리고 오는내내 작은 아이의 손을 계속 깨물어 장난기가 많을거라 예상을 했다. 예상은 맞았다. 집에 데리고 온 날부터 가족들을 쫓아다니며 뒷발을 깨물고 혼자 자기싫다고 낑낑거리고 양말이란 양말은 모두 자기소유처럼 물고 다녔다. 푸들종을 택한 건 털이 잘 빠지지 않는 특징때문이었다. 대형견들은 털갈이를 한다기에 크기가 작고 귀엽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종을 고른 것이다. 테디가 벌써 9살이 넘었다. 사람으로 치면 50에서 60정도라는데 도통 뜀박질하고 까불어대는 성격은 변함이 없다. 사실 녀석은 애꾸눈이 되었다. 10개월전에 오른쪽 눈을 응급으로 수술을 했다. 어느날 더위를 먹은듯이 헉헉거리는 이상행동을 하더니 바닥에 눈을 부비고 소파를 핥는 행동을 했다. 한쪽 눈의 색깔이 약간 다르다는 느낌을 받은 건 그 다음날이었다. 하지만 Oregon 에서 친척이 방문하고 있어서 바로 병원에 가질 못했다. 그로부터 1주일후에 병원에서 다소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망막박리가 있고 바로 수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안과 전문 병원을 알아보니 UC Davis 가 있는데 마침 동물학회가 있는 기간이라 많은 수의사가 부재중이란다. 그런데 뜻밖에도 한분의 안과교수가 연결되어 바로 응급센타로 달려갔다. 진단결과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 분리된 렌즈를 제거하고 올라간 안압을 낮추는 수술이다. 보통 높은 안압으로인한 통증으로 머리가 무척 아팠을거라고 한다. 그래서 일단 안압을 낮추기위해 수술을 제안한 것이다. 그로부터 3일후 큰 수술을 하게 되었다. 와이프와 큰 아이가 테디를 입원시키고 올때 무척 슬펐다고 한다. 하지만 더 슬픈 일이 그로부터 2달후에 있게 된다. 1차 렌즈제거 수술후에 5종류의 안약을 아침, 점심 그리고 저녁 3차례에 걸쳐 넣어주며 관리를 하였지만 또다시 테디가 헉헉거리는 행동을 하게 되었다. 중간 중간 2주나 3주에 걸쳐 진찰을 받았으나 안압이 올라가는 현상은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 결국 굳은 마음을 먹어야 하는 순간이 왔다. 의사의 권고는 안구적출이었다. 자기도 미안한 마음이 많고 테디가 좋아지기를 바랬는데 안압이 더 이상 관리할 수 없다면 안구를 적출하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가족회의를 열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었고 결론적으로 테디가 계속 고통스럽게 생활해야 한다면 의사의 권고를 수용하는 게 맞을거라는 합의를 이뤘다. 서로의 무겁고 착잡한 마음을 뒤로하고 테디의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하자고 했다. 테디는 두번째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하게 되었다. 테디의 수술은 잘 되었다는 교수의 연락을 받고 테디를 데리러 갔다. 조교수를 따라 나오는 테디 모습은 처참해 보였다. 보는 순간 너무 불쌍해 보여 울컥하고 애잔했다. 주인이라고 테디는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다가왔다. 오른쪽 얼굴의 털과 오른 앞발의 털이 깍아있고 오른쪽 눈은 실눈이 되었고 털은 이리저리 엉겨붙어 있어 몰골이 너무 형편없었다. 그러면서도 낑낑거리며 주인에게 안기는 모습은 그래도 우리가 가족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난 담담한 척하며 와이프와 큰 아이를 달랬다. 지금 테디는 예전과같이 공놀이도 하고 뜀박질도 하고 숨박꼭질 놀이를 하며 해맑게 산다.